사람사는 이야기 72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어린시절의 아련한 기억의 한 조각에는 경복궁에 관광온 서양인 노부부들의 다정한 모습과 여유로움이 편린으로 각인되어 있다.청소년시기부터 그런 모습이 내겐 삶의 롤모델처럼 아름답고 좋아보였던 것이 애늙은이 같은 정서가 함께 있었던 모양이다.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회사에서 히어로같은 직장상사가 가정에서 아내와는 냉랭한 전선을 구축하며 사는 모습에 결혼생활에 대한 혼돈에 빠진 기억도 함께 있다. 지금 생각하면 첫사랑시절은 고3 수험생인데다 청소년기의 이성교제를 풍기문란으로 터부시하던 암울한 시대였지만 그 4개월의 시간동안 난 발이 땅에 닿지않고 둥둥 떠다니며 세상과 유리된 기분으로 살았던 기억이 지금도 소환하면 선명하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세월이 흐르고 여러편의 영화를 만들 정도의 에피소드와 버라이어티한..

내가 사는 이유

어쩌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세상살이가 20대 감성 그대로 요동칠때가 있다.  그럴 땐 일상이 헝클어져 잡생각이 밀려오는데 정답을 찾기 힘든 상황에 놓이면 혼술하는 습관이 생겨 이젠 그런 시간을 즐기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아내는 이런 나를 보면서 뭉퉁그려 몽상가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사실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나의 심오한 해석과 가치추구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스스로 위로 할  때 가 있다. 많은 철학자들이 인간군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하고 어느 인도영화에선 이 세상에 반은 좋은사람 반은 나쁜사람이니 조심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라고 어머니가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나 역시 세상살이가 시니컬해지면 다양한 분류체계로 인간군상을 분류하며 내 삶의 고뇌의 무게..

살다가

티베트 속담에 이런 의미심장한 명구가 있다."내일과 다음 생(生) 중에 어는 것이 먼저 찾아올 줄 모른다."아마도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는 것이 인간의 삶이니 겸허하게 배려하며 살아가라는 멋진 은유적 표현이다. 나도 그랬고 대부분 사람들이 젊었을 때는 늙어보이는 사람을 보면 그냥 나이많은 아저씨, 아줌마처럼 보이지만 사실 20대의 감성은 별반 차이가 없고 비쥬얼만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얼마전 절친과 술자리를 하는 중에 그 친구가 내게 하는 말이 "친구야 난 아직도 감성은 20대인 것 같아 나이는 많이 먹었지만 그런게 사는데 재미도 있지만 때론 힘들기도 한 것 같애". 라고 하는데 역시 친구란 생각이나 감성이 비슷한 또 다른 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대문호 톨스토..

모든 인간관계에서 흔히 하는 말중에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발전적인 관계로 잘만들어 보자는 표현을 별생각없이 또는 인사말처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하지만 불가(佛家)에서  인연(人緣)이란 망망대해를 영겁의 시간동안 속절없이 떠돌아 다니던 거북이가 숨을 쉬기위해 머리를 수면위로 내밀었을 찰나의 순간에 떠돌아 다니던 나무조각의 홈에 머리가 쏙들어가는 절묘하고 아주 일어나기 힘든 경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있다. 우리는 남녀간의 만남의 시작은 우연같지만 인연의 끈으로 인해 운명처럼 생겨난 필연이라고 생각하거나 믿고싶어 한다.  그래서 행복하게 잘지내는 짝들을 보면 천생연분이니 하늘이 맺어준 커플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자신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때 한번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자신을 성찰하며 인생을 제대로 살아온 노인 한명이 세상을 떠나면 작은도서관 하나가 없어진 만큼이나 사회적 손실이라는 말이있다.그건 아마도 많은 젊은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수 있는 삶의지혜와 자신의 인생주기를 통한 경험적 통찰력이란 와인이 숙성해가듯이 오랜시간을 관통해야만 얻을 수있는 고귀한 자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저널리스트가 최근 신간을 출간한 구십세 老역사학자와의 인터뷰를 마칠무렵 끝으로 요즘 삶이 버거운 젊은친구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수 있는 당부의 한말씀을 요청하자 그 역사학자왈 - 라는 말을 한다. 분명 누구나 흔히 아는 말이고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구십세까지 삶의 무게를 지탱해온 老거장의 말이라 그런지 희노애락의 파고를 넘나드는 우리네 인생살이에 함축적 의미를 내포하는 명언이란 생각이 든다..

제주 아일랜드

( 제주 하늘 )                                                                                           ( 제주시  전경 )   올 여름휴가는 나의 오랜 숙제였던 제주도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웬지 홀가분한 마음이다. 21년전 신혼여행을 제주도로(이젠 나도 옛날 사람 같다  ...ㅠㅠ) 갖다오면서 아내가 5주년 결혼기념일에 다시 오붓하게 오자고 했건만 그 시기가 도래하니 집 장만하느라 가지 못하고 그러자 우린 10주년에 가면되지 위안을 삼으며 제주여행이 인생의 작은 목표가 되고만다.     그러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10주년이 찾아왔건만 내 사업확장으로 인해 또다시 설악산과 동해바다여행으로 대신하며 15주년으로 기약을 하게 되고..

넬라 판타지아~

`상상 속에서 한 공정한 세상이 보여요. 그곳에선 모두가 평화롭고 정직하게 삽니다. 전 언제나 자유롭게 살수 있는 곳을 꿈꿉니다. 하늘에 떠 있는 한 점의 조각구름처럼... 그 곳의 영혼들 깊은 곳에 인류애가 가득한...'  ( 그런 곳을 꿈꿉니다. )  영화 의 OST가 얼마전 한 예능프로의 합창곡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많은 사람들의 힐링음악이 되어 준다. 멜로디도 우아하고 판타스틱하지만 가사내용은 위에 해석한 것처럼 예술이다.그래서 난 오래전 부터 내블로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며 얼떨결이든 내 청탁으로 찾아왔든 방문한 블로거들에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잠시나마 마음에 치유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음악을 고집한다. 넬라 판타지아~   사람이면 모두가 꿈꾸는 세상인데도 왜 우리 인간들은 그렇게 ..

러브스토리

어저께 우연히 멜로영화의 고전인 `러브스토리'가  TV에서 방영되어  오랜만에 또다시 보다보니 새삼 사랑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고 가슴아프게도 하는지를 참 로맨틱하게 잘 표현한 명작이란 생각을 갖게 해준다. 역시 사랑영화의 고전이라 그런지 또봐도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영화가 끝나고 나니 새벽이 되었다. 이 영화 개봉당시가 내가 초등생이었던 70년대초의 영화여서 그런지 순수하고 로맨틱한 청춘남녀의 사랑얘기가 이토록 아름답고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고 할만큼 부러움을 갖게 하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요즘 멜로영화들은 대부분 격정적이거나 치정을 가미하며 관객들을 모으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는데 역시 사랑의 진수는 순수하고 이타적인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춘기때와 청년시절에도 몇번을 봤지만 그시절보..

'초보라서 죄송합니다'

몇일전엔 운전을 하며 가고 있는데 앞차의 뒷유리창에 붙어있는 문구가 나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심심한 일상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아마도 초보운전이라 그런 문구를 차에 붙이고 다니는 것 같은데 운전자를 볼수는 없었지만 짐작컨데 세상을 겸손하게 살며 남에게 민폐를 준다는 것에 스스로 용납이 되지않는 인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다보니 사회가 각박해 졌을지 모르지만.    그 차의 문구가 이글의 제목이다.     90년대초 내가 막 운전을 하던 시기에 운전초짜들은 교통법규상 의무적인건지, 권고사항이었는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이라는 표시를 차뒷유리창에 2주간정도 부착을 하는 것이 노멀인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90년대엔 초보운전자들의 초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