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음악

잉글리시페이션트

놀이수호천사 2012. 4. 1. 18:27

 

 

 

 

요즘에도 뭔가 끌림이 오는 영화가 개봉하면 짬을 내어 영화관에 자주 가지만 예전같이 내 감성을 출렁이게 하며 한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명작을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최신작은 아무리 봐도 소개할 만한 것이 없어서 96년도 작품으로 다음해 아카데미 감독상,작품상등 7개부문을 차지하며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The English Patient>를 조명해 본다.

 

 

이 영화를 최근에 보면서 느낀것은 남녀간의 사랑과 욕망, 연민등의 원초적이며 복잡미묘한 인간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처럼 사실감있고 절묘하게 표현한 작품이 있을까 할정도로 몰입도나 영화적 완성도면에서 최고의 수작이라고 평가해 주고 싶은 영화다.

 

3시간 가까운 런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스펙터클한 규모의 상황이면서도 남녀의 사랑과 휴머니즘 그리고 인간의 광기를 때론 세밀하게 때론 과격하게 보여주며 설득력있는 스토리텔링에 경의로움이 들정도로 여운을 준다.

 

남자 주인공 `알마시'는(랠프 파인즈) 사막의 지형을 탐사하며 지도를 만드는 탐험가이자 우수에찬 미혼의 매력남이고 두 여주인공 중에 한명인 `캐서린'은(크리스틴 스컷 토마스) 부유하고 능력있는 소싯적남친을 남편으로 두고있는 결혼한지 1년도 안된 유부녀로 나온다.   부러울 것이 없을 것같은 지적인 외모의 이 여성이 2차대전 전쟁시 북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우연한 사교모임에서 매력남 `알마시'와 운명적인 첫만남을 갖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이 요동치게 된다.   부적절한 사랑을 예고하며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두사람의 애정행각이 사회적, 도덕적 잣대론 불륜인데도 단순한 욕정으로 치부하기엔 부러울 정도로 운명적이며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어 많은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데 이 영화는 남이 하는데도 로맨스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플라토닉과 로맨틱, 에로스적인 사랑이 넘실되며 사랑과슬픔의 볼레로를 하는데 남녀간의 사랑이란 감정이 인간을 얼마나 무모하게도 만들고 또한 롤러코스터를 타는듯이 삶의 희열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지 두 배우의 열연으로 폭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영화다.

이들처럼 운명적인,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향유할수 있는 커플의 첫만남의 시점은 왜 항상 늦어서 마음고생하고 새드엔딩이 되는지 영화보는 내내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튼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캐서린'의 남편이 모든 사실을 알게되면서 영화는 일순간 치정극으로 전환 된다.

결국 남편의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복수를 불렀지만 오히려 `알마시'는 멀쩡한데 남편은 죽고 `캐서린'은 심한부상을 당하고 만다. 

여기서 또 한번 내목숨보다 소중한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용기를 절절히 보여주는데 `알마시'는 부상당한 그녀를 사막의 동굴에 남기고 맨몸으로 3일 낮밤을 사막을 가로질러 의사를 구해보러 가지만 상황이 꼬여서 거의 일주일만에 도착해보니 `캐서린'은 연인 `알마시'를 그리워하며 목숨이 촛불처럼 꺼져가는 그 순간에도 죽음보다 행복했던 사랑의 온기를 글로 남기고  연인 `알마시'는 그녀를 가슴에 안고 울부짖는다.  자업자득이라고 폄하하기엔 사랑의 힘이 위대해 보인 순간이다.

 

연인 `캐서린'을 떠나 보낸후 `알마시'도 사고로 전신화상의 중상을 입고 전쟁중에 이동중인 영국군에 치료를 받게되는데 여기서 감독은 `한나'(줄리엣 비노쉬)라는 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를 통해서 인간애와 연민이 교차하는 또다른 사랑의 모양을 표현한다.   치명적인 환자를 위해서 극한 위험들도 감수하는 간호장교 한나의 지극한 보살핌이 인간적인 연민의 감정을 초월하여 또다른 사랑이 싹틀려는 순간 과거의 치명적인 사랑을 겪었던 `알마시'는 꺼져가는 자신의 목숨을 생각하며 천사같은 `한나'의 마음에 상처를 줄까봐 그런 마음의 싹을 일찍 자르고 인간적인 교감을 하는 관계만으로 처신한다.

`한나' 역시 `알마시'의 과거 연인에 대한 슬픈 상처를 우연히 알고선 더 가슴아파하며 그의 마지막길까지 사랑과 슬픔을 안고  보살펴주다 편안히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 

 

이 영화의 메시지는 사랑이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잘 활용하면 인생을 멋지고 풍요롭게 요리할수 있지만 잘 못 쓰면 인생이 그것에 베일 수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 알마시 와 캐서린 > 

 

 

                                                                         < 캐서린과 그녀의 불쌍한 남편 >

 

 

 

           < 평화시의 배신보다 전쟁시의 배신이 몇배는 고통스럽다는데 이 남자가 너무 불쌍하다

               는  생각도 든다.  이 남자에게 죄가 있다면 `캐서린'을 사랑해서 결혼한 죄 뿐인데>

 

 

 

 

 

 

                                                                             < 나이팅게일 같은  한나 >

                                                                                                

                                                           

 

 

 

    

 

 

 

검정옷 입은 사람이 이영화를 세상에 탄생시킨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다.    정말 영화적 남다른 재능이 있는 사람인데 안타깝게도 몇년전 50대의 나이로 요절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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