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음악

영화'그랜 토리노' 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놀이수호천사 2009. 3. 21. 17:14

 

 

 

 72년산 포드社의 자동차가 영화제목이다.   어떤사람에게는 사람보다도 무생물의 기계가 인생의 동반자이자 감정이입을 할수있는 대상이 된다. 

 

 

 

 

 

 

 

인생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잔잔하고 가슴속 어디선가 밀려오는 뭉클한 감동에  급기야 눈물이 흐르는 그런 영화다.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감독이라는 사실이 감동이자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에 존경스럽다는 생각뿐이다.  그는 우리나이로 올해 80세다.

 

그가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리게 된 영화는 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의 고전 '황야의 무법자'이고 그후 여러편의 서부극 시리즈물로 스타반열에 오르고 70년대  다혈질 형사의 범죄액션물 '더티해리'로 그 인기를 이어간다.

 

 

 

 

 

 

 

 

 

 

 

그렇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런 상업적이고 오락성이 강한 영화에만 출연하고 안주했다면 대중적인 인기로 경제적인풍요와 일개 영화스타로는 남았겠지만 많은 영화팬들에게 '용서받지못한자',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밀리언달러 베이비' 그리고 지금 소개 하려고 하는 '그랜 토리노'는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영화계의 거장이자 전설로 기억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랜토리노' 제목은 버터냄새 물씬나고 풍요로운 미국사회삘이 나지만 사실은 인종과 사물의 경계를 뛰어넘는 고귀한 휴머니즘이 영화의 베이스다.

 

주인공 '월터'는 한국전 참전용사이며, 인생의 동반자이자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아내를 최근에 떠나 보내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고집세고 타인과의 인간적 교감이 별로없는 노인이다.

 

유일한 취미이자 기쁨은 자신이 오랫동안 일하다 퇴직한 포드사의 '그랜토리노'자동차를 자식이상으로 생각하며 손질하고,그 차를 소장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있는 그런 사람이다.

 

아내는 죽기전에 종교도 신뢰하지 않고 이웃과의 교류도 별로 원치않는 좀 유별난 남편이 걱정되어 자신이 다니던 성당의 젊은신부에게 유언처럼 남편을 잘 돌봐달라는 말을 남겨 신부는 이 노인을 돌봐드리려 자주 찿아오지만 이 노인은 신부를 향해 젊은 사람이 인생을 살았으면 얼마나 살았고 인생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산전수전 겪은 내게 간섭을 하려고 한다며 시큰둥하다.

 

 

 

 

 

 

 

  

주인공 '월터'는 두 아들과 며느리,손주도 여럿있지만 별로 교류도 없고 자식들이 아쉬울때만 아버지를 찿는다는 생각에 인간적인 교감도 거의 없고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유별나고 까탈스런 아버지라고 치부하며 아버지의 아픔이나 외로움은 헤아릴려고 하지 않는다.

 

이 노인의 공허한 삶과 황폐한 마음은 한국전 참전시 원치않는 인간의 살상으로 인한 충격으로 평생 죄의식이 마음의 병으로 남아 있다고 묘사된다.(꼭 한국은 헐리웃 영화에 이렇게만 소개되는것이 못내 아쉽다.)

 

정의롭지만 꼬장꼬장한 이 노인에게 삶의방식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건 이웃에 사는 동양인 이민자들과의 우연한 교류가 발단이 된다.

 

처음에는 백인들이 사는 동네에 동양인 이민자들이 늘어서 오히려 백인들은 대부분 떠나고 동양인들과 흑인들의 거주지역이 되면서 여기저기 동네 갱들이 판을치며 슬럼화되는 것에 못마땅하여 인종차별적인 말도 서슴치 않던 백인 우월주의자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옆집에 사는 몽족(베트남,라오스등에 거주,베트남전쟁때 미국편에 섰다가 패망후 쫓겨나다시피 미국으로 많이 이주해옴)출신인 10대 소년 '타오'와 그의 누나를 알게 되면서 이들의 순수하고 돈독한 가족애, 인간적인 따뜻함과 자신에 대한 세심한 마음씀씀이에 차츰 마음의 문이 열리고 피부색과 출신,세대를 뛰어넘는 교감이 생기면서 '월터'의 삶도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무료했던 일상에 '타오'와 그의 누나는 활기를 불어넣는 이웃이 되어준다.  

 

 

 

 

 

 

 

 

 

 

하지만 소년 '타오'는 같은 동양계 갱들의 표적이 되어 조직에 들어오라고 늘상 괴롭힘을 당한다.  보호해주려는 누나도 역부족으로 갱들에게 시달리는 처지가 된다.

'타오'는 대학가서 공부하는 것이  꿈인데 일자리도 없고 돈도없어 어떡해 해야 할지 모르는 소심하고 착하기만한 소년이다.

'월터'는 불안한 자신의 미래와 갱들의 괴롭힘에 의기소침해 있는 '타오'를 위해 발벗고 나선다. 

 

먼저 남자는 험한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약간의 마초근성이 있어야 한다며 거친남자들의 세상을 얘기해 주며 인생선배로서 많은 조언도 해주고 지인이 소장으로 있는 건설현장에 '타오'를 기술자라고 농을쳐서 취직시킨다.

 

'월터'에게는 이 모든것이 황혼의 인생에 있어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쁨이고 자신이 인간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수 있다는 것이 일상의 큰 행복이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갱들은 '타오'가 생산적이고 쓸모있는 인간이 되는것을 가만 나두지 않고 자신들의조직원이 되라고 린치를 가해서 '타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일터도 안나가고 또다시 방황한다.

정의롭고 꼿꼿한 자칭 노병사 '월터'는 '타오'의 이런 상황이 참을수 없어서 갱조직중에 행동대장격인 한녀석을 골라 반쯤 죽도록 패주면서 '타오'를 건드리면 죽인다고 언포를 놓고서 돌아오지만  갱들도 그리 호락호락한 놈들이 아니다.  월터와타오가 그토록 좋아하고 의지가 됐던 타오누나를 납치해서 온갖 몹쓸짓을 하고는 반죽음상태로 집으로 돌려보낸다.

 

혈기왕성한 10대 '타오'는 앞뒤 안가리고 갱들에게 복수하자고 '월터'에게 말하며 혼자라도 당장 뛰어갈듯이 이성을 잃고만다.  '월터'는 이 상황을 어떡해 처리하는게 좋을지 생각할 시간을 갖자며 '타오'를 진정시키고 몇시간후에 보자며 일단 집으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월터'의 선택은 '타오'를 유인해 가둬놓고서는 혼자 갱들의 아지트로 비무장한채 찿아가 당당히 그놈들을 불러낸다.

놈들은 기다렸다는듯 각종 총기를 들이대며 혼자인 이 노인을 향해 겨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위풍당당한 '월터', 동네 이웃들도 숨죽이며 이 광경을 목격하고 있을때 그는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여 놈들 모두를 법의심판대에 세워 '타오'와 그의누나를 다시는 괴롭힐수 없도록 만들어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선물한다.

 

 

이 노인의 선택은 인간이 할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숭고한 선택이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젊은친구들의 미래와 가치를 지켜주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결말이다.

 

그리고 자식보다 소중하게 여기며 간직한 그랜토리노 자동차를 '타오'에게 유산으로 남긴다.   한 사람이 다른사람에게 보여줄수 있는 최대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랜토리노'  한동안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고의 역작이자 유작이 될것같은 생각이 드는 영화다.   

 

 

 

 

 

 

 

 

 

                                                                              - End-

 

 

 

 

 

 

 

          

 

 

 

 

 

 

 

 

 

 

 

 

   '전 무엇을 증명하려고 한게 아니라 그냥 제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패자라기 보다는 승자가 되기를 싫어하고                                    승자가 되기를 두려하는 사람들                                                    그들은 시련과 실패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죠.'

 

                          -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쯤되면 그는 위대한배우이자 훌륭한 인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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