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면 어느덧 내 나이도 오십대 후반을 향한 스타트 라인에 선다.
누군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라고 생각한다.
영혼은 아직도 이삼십대 언저리를 넘나 들지 모르지만 비주얼과 내 육신의 생체기능과 회복력은 어쩔수 없이 내 숫자의 무게를 감내하는 형국이다.
올 한해 테니스엘보로 고생하며 신체능력의 변화에 새삼 겸허해 지는 마음이다.
몇년 전 부터 생긴 습관 중에 하나는 텔레비젼에 유명했던 영화나 배우가 나오면 내가 몇살 적 영화인지, 주인공이 지금은 몇살인지, 생존해 있는지, 삶의 굴곡은 어떠했는지,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들을 알고 싶어서 검색을 한다.
소싯적 부터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아서 특히 헐리웃스타나 영화정보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뽐내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지금의 나의 습관은 다른 차원의 관심인 것 같다.
아마도 영화가 나온 그 시절의 추억과 젊었을 때 내 모습을 잠시 반추해 보기도 하지만 대단했던 스타들도 이제는 노인이 되어서 존재감이 사라지거나 하늘의 별이 된 것에 대한 허허로움을 느끼며 짠한 마음에 인생무상을 곱씹게 되기도 한다.
이젠 나이를 의식하는 호모사피엔스가 된 느낌이다.
올해는 의미있는 한 해로 기억되고 싶다. 그래서 이 글을 남기는 건지도 모른다.
어떤 탐험가가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는데 " 어떤 일이든 성공하기 전까진 불가능해 보인다."
참 탐험가스런 멘트지만 가슴에 두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나 역시 오랜세월 유아교육에 투신하면서 수년전 부터 생각해 온 놀이심리상담가로 세상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것이 버거운 아이들을 위해 전문성을 더 갖추어 여생을 헌신하고자 대학원과정을 대학졸업후 30년만에 진학하는 용기을 감행해 보았다.
하지만 커리큘럼의 방향성과 정체성 문제로 1학기만을 마치고 휴학하며 재도전을 꿈꾸는 중이다.
내겐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였는데 세상의 어떤 일이든 변수나 견해차로 원치 않아도 궤도수정을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 탐험가의 교훈적인 말과 대치되는 역설적인 상황과 맞딱드리게 되는 것도 세상사의 한 단면인 것 같다 .
초인같이 모든 걸 뛰어넘어야 진정한 위너가 될텐데 아직은 역부족을 실감한다.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 어쨌든 가야 하고 도달해야만 하는 길이지만 잠시 길을 헤매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방향을 찿기 위해 지도는 수시로 살펴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내년 부터는 다른 건 몰라도 오래 된 나의 습관 하나는 교정해 보고 싶다.
이 세상이 나를 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세상의 순리라면 보헤미안이나 아웃사이더 마냥 지인들에게 평소엔 잘 안하다 알콜을 섭취하면 혼자 센치멘탈해서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미팅약속을 하는 둥 영화를 찍는 일이다.
이젠 내 감성을 이해하기 힘든 세월을 보낸 지인들에게 세상의 희노애락을 혼자 짊어진 양 소년같은 감성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가 있다.
나이의 숫자가 같는 엄숙함이 싫어도 숫자로 표시되는 세상에 감당할 무게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래도 절친이 심야에 새해 덕담 전화도 주고 부녀간 정도의 세월의 간극이 있는 대학원동기의 새해인사 톡을 받고보니 삶이 즐거워 지고 위로가 되는 기분이 든다.
아무튼 이젠 어는 작가의 표현을 마음속에 숨기고 나만의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
` 잘 물든 단풍은 봄꽃 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