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자신만의 고독

놀이수호천사 2019. 4. 6. 14:49

`젊어 고생은 늙어 신경통이다'라는 블랙코미디같은 명구를 요즘 온몸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한 술 더떠 부친의 유품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던 흔들의자에 앉아 부친의 생애 마지막날들을 회상해 보는 시간은 덤으로 챙기고 있다.


혼술은 좋아하지만 나름 건강관리와 운동은 가까이 하며 생애마지막날까지 미중년의 모습으로 활기차게 살다가 별이 되는 것이 삶의 철학인데 빨간등이 들어온 것 같아 우울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삼십년간의 밥벌이에서 마주칠수 밖에 없는 역경과 노동의 시간들을 나름 강한멘탈과 긍정적마인드로 다스려 왔다고 자부했는데 작년부터 시작된 테니스엘보와 최근에 추가된 목디스크로 일상생활이 힘겨워지니 멘탈까지 탈탈 털린 기분이다.


세상사 모든 일은 나에게도 닥칠수 있다는 냉험한 인생의 수레바퀴의 슬픈행로를 목도한다.


평소 물욕은 없어도 건강한 신체와 영혼으로 사색하고 세상에 도움을 주다 승천하고픈 욕망은 있는데요즘은 고독이 넘실거린다.

고독과 외로움은 뉘앙스가 비슷한 것 같지만 고독이 훨씬 심오하고 삶의 근본을 파고드는 철학적인쓸쓸함이라고 생각한다.  

 

외로움은 타인의 도움으로 치유가 쉽게 될 수도 있지만 고독은 천재일우같은 소울메이트를 만나도 밀도는 엻어질까 사라지긴 어렵다.


최근의 나의 고독은 신체의 고통과 불편함은 오롯이 나의 것도 있지만 주변에 나의 도움과 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내 신체기능의 저하로 인한 자신들의 혜택의 축소에 관심이 더 많다는 슬픈현실이 한 몫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유일한 안식은 내 고통과 상처를 공감하고 치유해주는 나이팅게일같은 물리치료사와 함께 하는 시간인 것 같다.       

그 고마움이 얼마나 크고 위로가 되는지 내가 싱글이라면 프로포즈할 형국이다.


자신만의 고독은 특히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선 남자들에겐 숙명같은 존재지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친구삼아 지내려고 노력한다. 

고독의 가장 힘든 속성은 말로 표현도 힘들고 들어줄 사람도 거의 없지만 말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냥 하루하루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잊고 지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심신이 힘들면 삶은 고통이고 인생은 비극이라는 종교적인 설파가 가슴속을 파고든다.      

그래도 가끔 삶의 쉼표와 도돌이표가  세상보는 시야를 넓혀주며 천천히 가라고 손짓을 해 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예전엔 그냥 흘러 들었던 가수 자이언트의 <양화대교>의 노랫말이 이젠 범상치 않은 울림으로 들려온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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