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놀이수호천사 2013. 7. 7. 21:42

 

모든 인간관계에서 흔히 하는 말중에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발전적인 관계로 잘만들어 보자는 표현을 별생각없이 또는 인사말처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불가(佛家)에서  인연(人緣)이란 망망대해를 영겁의 시간동안 속절없이 떠돌아 다니던 거북이가 숨을 쉬기위해 머리를 수면위로 내밀었을 찰나의 순간에 떠돌아 다니던 나무조각의 홈에 머리가 쏙들어가는 절묘하고 아주 일어나기 힘든 경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있다.

 

우리는 남녀간의 만남의 시작은 우연같지만 인연의 끈으로 인해 운명처럼 생겨난 필연이라고 생각하거나 믿고싶어 한다.  

그래서 행복하게 잘지내는 짝들을 보면 천생연분이니 하늘이 맺어준 커플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자신의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때 한번쯤은 현재의 내짝은 진정 인연의 끈으로 맺어진 천생배필일까? 하는 의구심이 슬며시 들때도 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주어진 일상에 순응하며 살아가게 된다.

분명한건 진정한 제짝을 만나면 세상살이의 모든 시름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고 내가 이겨내야만 하는 인생역경이며 그후에 찾아올 내 짝과의 행복한 시간들을 생각하며 역경들을 극복할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되는 것이 아닐까?

 

원래 나의 성향에 그런면이 있기도하지만 요즘은  TV를 봐도 더욱 휴먼다큐물이나 가공되지 않은 보통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사랑이야기에 눈길이 간다.

 

 

한때는 동물의 왕국에서나 볼수 있는 생태형 짝짓기 프로그램같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던 한 방송국의 프로그램인 <짝>을 어쩌다 볼때가 있는데 그걸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심리탐구에 대한 묘미가 있기도 하고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시각의 차이와 요즘 젊은 친구들의 사랑관,결혼관등에 대한 시대상을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여 흥미롭다.

 

얼마전 52기 출연진들의 가공되지 않은 원초적이고 날것의 제짝의 마음을 얻기위한 그들의 필사적인 연애과정을 보면서 우리네 인생에 사랑이 목숨만큼 갖고 싶고 지키고 싶은 인간의 소중한 감정이었구나를 새삼 생각하게 하며 대리만족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제한된 공간에서 오직 상대이성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생각과 행동에 몰입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몇일만에 호감을 갖게된 이성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나 표현들이 때론 순수하며 때론 목숨을 걸만큼 비장함을 보일땐 사랑의 정수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도 한다.

 

천생연분의 짝과도 오래살다 보면 어느새 사랑의 감정같은건 마음속 깊은서랍속에 넣어두고선  현실적인 문제들에 함몰되어 건조하게 사는 커플들이 우리 주위엔 흔히 있는 자화상이기도하다.

그래도 사랑의 시작과 과정을 <짝>에 나온 그들처럼 열정적이고 내가 가진 모든걸 걸고 싶은만큼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짝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한평생 살면서 정말 행복하고 축복받을 일이다.

 

그런 감정들이 시간의 흐름속에 희석되고 변화되어 가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인간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동물들과 다르게 특별한 행복감을 맛볼수 있는건 지적호기심에 대한 충족과 심장이 요동치고 이성적으론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의 설레임이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일 것이다. 

 

30대의 어른들이 사랑때문에 아이처럼 우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원래 사랑의 감정이란 것이 인간의 내면에 있는 가장 여리고 순수한 결정체라고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변할뿐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아주 오래된 연인들도 마음속 깊은서랍속에 넣어둔 사랑의 감정을 자주 꺼내서 인연으로 맺어진 내짝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이 세상에서 함께하기 위해 전생에서 영겁의 시간을 보낸후에 거북이와 나무조각처럼 만날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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