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하늘 )
( 제주시 전경 )
올 여름휴가는 나의 오랜 숙제였던 제주도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웬지 홀가분한 마음이다.
21년전 신혼여행을 제주도로(이젠 나도 옛날 사람 같다 ...ㅠㅠ) 갖다오면서 아내가 5주년 결혼기념일에 다시 오붓하게 오자고 했건만 그 시기가 도래하니 집 장만하느라 가지 못하고 그러자 우린 10주년에 가면되지 위안을 삼으며 제주여행이 인생의 작은 목표가 되고만다.
그러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10주년이 찾아왔건만 내 사업확장으로 인해 또다시 설악산과 동해바다여행으로 대신하며 15주년으로 기약을 하게 되고 세월이 흘러흘러 결혼20주년이라 기념하며 21년만에 인생여정의 작은미션 하나를 성공리에 마쳤다.
세상만사가 혹자에겐 일상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버킷리스트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우리네 세상같다.
그래도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유명한 묘비명으로 알려진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어'라는 탄식만은 하지 않으려 드뎌 제주아일랜드 여행을 다녀오니 감회가 남다르다.
사실 그동안 제주도여행을 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사업을 하다보니 항상 뭔가를 준비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이유 때문이다.
자동차로 달려서 갈수있는 국내 대부분의 여행명소들은 몇일전에 기획해서 하루이틀 시간을 내면 갈 수 있기에 수없이 많이 갖것만 신혼여행지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가려했던 제주도는 오랜 준비기간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우물쭈물하다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살다보니 일상의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리게 된 것 같다.
( 섭지코지 )
( 금릉 해수욕장 )
그시절 신혼여행때는 대부분 택시기사들이 가이드를 겸하였고 수많은 신혼부부들은 여행의 감흥은 느낄 겨룰도 없이 인증샷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우리도 이런 사회적 트렌드를 거스룰수가 없었다.
그당시엔 한번 뿐인 신혼여행의 사진을 잘 남겨야 평생추억을 곱씹으며 백년해로 할 것 같은 순수한 청춘들의 향연이었다.
하지만 막상 살면서 그 사진들을 본 기억은 별로 없다.
세월이 더 흐르거나 둘중 누군가 외기러기가 되면 그 시절의 조각들이 가슴 한켠을 어루 만질지는 모르겠다.
헤메본 사람만이 길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엔 직접 핸들을 잡고 드라이브를 하면서 가족들과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니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제주의 풍광과 향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21년전 두 청춘남녀가 하나가 되어 신혼여행지로 찿았던 제주에 아이 둘을 데리고 다시 찿은 것이 묘한 세월의 흐름에 삶을 반추해보는 기회가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사람이 다른 포유류와 다른 것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추억의 편린들을 곱씹거나 그리워하며 사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그 유명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Anything that part of you' 가 아직도 올드팝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노래속 주인공 남자는 헤어진 여자의 흔적과 체취를 조금이라도 느껴볼라고 좋았던 시절의 데이트 장소들을 홀로 헤메인다는 가슴아픈 내용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감되는 노랫말이다.
이번에 내가 찾은 제주도는 젊은 시절의 제주와 같으면서도 달랐다.
이젠 세계7대 자연경관 관광지로 선정이 되기도 했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곳도 있어 글로벌 관광지가 되어서 인지 유명한 명소들은 외국인들로 넘쳐나서 오히려 내가 외국에 온 듯한 언어적인 이질감을 느낀다.
( 성산 일출봉 )
( 쇠소깍 )
누구나 신혼여행지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사랑도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라고 신혼여행지도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일 것이다.
물론 세월의 흐름속에 불꽃같은 사랑이 영원할 수는 없지만 와인같이 숙성된 사랑으로 변화하여 존중과 배려의 또다른 사랑의 모양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 같다.
( 테마공원- 유리의 성 )
'사람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짝 (0) | 2013.07.07 |
---|---|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0) | 2013.06.21 |
넬라 판타지아~ (0) | 2012.07.17 |
러브스토리 (0) | 2012.05.26 |
<문제가 idea다> 최인철 著 (0) | 2012.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