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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을 위한) 트랜스포머다!

놀이수호천사 2011. 8. 8. 21:16

 

 

 

 

 

 

몇년전에 영화배우 황정민의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이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그 배우의 인생의 내공과 품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직업적인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재조명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수상소감은 다른 사람들로 부터 무수히 많은 패러디와 CF의 콘티가 될 정도였으니 사회적인 반향이 대단했다.

 

" 저는 단지 다른 사람들이 힘들게 잘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이런 상을 주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대충 이런 뜻의 멘트였던 것 같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모든 성과는 자신의 노력과 능력이며 다른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을 받는 것도 자신의 능력이라는 말들을 하기 쉬운데 그는 조금 시각이 달랐고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배려심과 유머러스한 표현에 잠시 카타르시스를 느꼈었다.

 

유아교육계에서 일반적으로 남성의 역할은 밥상을 맛있게 차리는 스탭에 가깝고 주연은 아이들과  여성인 담임선생님들이다.

프로젝트교육 성격의 여름캠프나 숲체험활동, 체험학습을 위한 다양한견학, 산타행사때의 주연급 까메오출연외에는 대부분 행사무대를 만들고 모든시설과 아이들의 활동을 안전하게 관리하며 안전을 책임지는 무대감독이자 조연출의 역할이 중요한 존재의 이유다.

 

아이들과의 교감은 수업시간을 통해서 보다는 쉬는 시간이나 등.하원을 전후에 짬짬이 갖게 되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고 어쩌다 담임선생님의 돌발상황으로 인한 부재시 대체교사로서 학습적인 진행보다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또래와 상호작용을 하도록 함께 놀아준다.

 

 한 가정으로 비유하면 일상생활을 늘 함께하며 아이들의 교육적인 부분에 깊이 관여하는 분이 어머니라면 직장생활로 집에선 짬짬이 볼수 밖에 없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자식들과 함께 놀아주고 교육적으론 멘토만 해주는 키다리아저씨같은 존재가 아버지인 것 처럼 어린이집에서의 남자의 존재도 유사해서 그런지 어떤아이는 아버지원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이 재밌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한 것처럼 홍일점은 공주대접을 받지만 청일점은 마당쇠 아니면 보릿자루가 된다는데 사실 표면적으론 어린이집의 운영자이자 이사장이지만 어린이집의 청일점으로 대접받을 때가 많은 것도 부인할수 없는 작금의 울나라 보육현실이다.

 

그래도 이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한동안 이 분야에 있을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아이들에게 만큼은 수호천사이자 흑기사같은 존재로 대접받기 때문이다.

 

진정 아이들은 순수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다.   아무런 조건없이 가끔씩 내게 이런 말을 뜬금없이 던진다. '이사장님 멋져요' , '이사장님 사랑해요'  요즘은 나에 대한 칭찬과 찬사의 99프로는 4-5세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정성을 알기에 난 그런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엔돌핀이 나오는 것 같다.

 

해마다 하는 여름캠프지만 올해는 특히 기억에 남을 감동적인 말에 그 어떤 해보다 추억이 오래 갈 것 같다.

 

5세반 성은이 할아버지께서 아파치추장으로 변신해 교실에 대기하고 있던 나의 모습을 보시며 깜짝 놀라시길래 내가 먼저 멘트를 날렸다  

 

"제가 이 나이에 아이들을 위해서 뭔들 못하겠어요."  라고 말하자

 

성은이 할아버지께서 그 말에 화답하시며 말씀하시길

"이사장님 좋은일 하시는 겁니다.  아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일 보다 더 좋은일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이말에 용기백배 사기충천하여 아파치추장역할을 끝마치고 무대밖에서 기다리는데 5세반 나영이가 나를 또 감동시킨다.

 

"이사장님 고맙습니다"   이말에 따라쟁이인 모든 아이들이 따라하는데 눈물이 날뻔했다.

그 어린 아이들이 뭐가 고맙다는 건지 생각은 많은 어른들보다 날때가 있는 것을 나는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 나라의 모든 아이들을 위해서 난 키즈아카데미설립을 준비한다. 또한번의 트랜스포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