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철들고 싶지 않은 내 '영혼'에 대한 변명

놀이수호천사 2009. 7. 19. 22:45

 

 

누구나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란 것은 어떤 일을 하거나 여가를 보낼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최근에 떠오르는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교수는 행복이란 `하루중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라고 주장한다.    

부연하면 일상생활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인생을 사는거지 미래의 막연한 행복을 위해서 항상 오늘 현재를 희생하고 인내하면서 사는 것이 미래의 행복을 결코 담보 할 수 없다는 야그다.

 

내가 40대가 될 줄은 20대 일때는 꿈에도 몰랐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뭐 그렇게 서글프거나 재미없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영혼'은 주민등록상 나이 보다는 한참 동안(童顔)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결론에 미친다.

 

문화심리학자인 김교수가 하는 말중에 하나는 우리나라 40-50대 남자들을 모셔놓고 인생의 멘토 강연할 때가 가장 힘들고 본인도 별로 흥이 안나서 재미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입꼬리가 내려가 있고 다른 모임의 강연에선 박장대소하는 유머를 해도 별로 웃지도 반응도 없어서 강연이 두배이상 힘들다고 하면서 자신도 40대후반의 남자로서 안타깝고 우리네 중년남자들의 인생들이 이렇게 불행해서는 정말 안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아마도 오늘날 우리나라 중년남들의 이런 상황은 순수하게 솔직하게 살기 보다는 타인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허세와 체면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다 보니깐 이런 상황을 자초한 면이 있는지도 모른다.

 

성공한 대기업 임원들이나 전문경영인들은 미디어와의 인터뷰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휴가도 없이 처자식하고 여행한번,외식한번 제대로 하지도 못한것을 굉장히 미안하다고들 말한다.

 

그렇게 일하다 은퇴하면 여생은 약30년 가까이 남는데도 모처럼 가족간의 주어진 시간들이 어색하기만 하고 일단 정서적인 공유가 안되다 보니 대화가 별로 없는 가정이 되고 만다. 

그런 성공이 성공이라면 인생의 성공은 아닐 것이다.  세속적인,사회적인 성공일지는 모르지만...

 

자주는 아니지만 연중행사로 대학동창들을 만나면 외적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만 더욱 놀라는 것은 동창친구들이 너무 철이 들어서 인지 대화가 겉돌때가 많고 삶에 대한 열정도 많이 식은 것 같은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나같은 장르의 인간은 안드로메다에서 온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왜냐하면 내가 분위기 메이킹해야 한다는 무슨 의무감을 갖게 되는데 어떨땐 철없는 내 영혼이 못마땅 할때도 있지만 이런 시간을 오래 간만에 갖게 해줘서 고맙고 '너는 어쩌면 대학생때 그대로냐' 하는 친구놈들의 말을 들으면 나 역시 행복감을  느끼니 개 버릇 남주지 못하고 그럴때가 가끔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나도 즐거우니깐 분위기 메이커 하는거지 무슨 비지니스 접대 자리도 아닌데 나역시 그럴 필요는 없는거다.

자기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한 여정은 본인이 솔직하고 스스로 동안(童顔)의 '영혼'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만 향유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이다. 

40대가 되니 예전보다는 친구들 만나는 빈도수는 줄어들고 혼자서 사색하고 학창시절보다 오히려 책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가장 큰 이유라면 내가 아직 철이 덜 들어서인지  정서공유가  잘 되는 벗들이 점점 줄어 들어서 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금 안타까운 감정이 생길때도 있지만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 드리고 싶다.  

옛말에 십인십색(十人十色)이란 말이 괜히 생기진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자신의 잣대로 사물들을 재단하는 것만 지양하면 살면서 많은 것들은 사람들의 용서를 받을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시간을 만들어 혼자라도 영화관에 꼭 간다.

아내와 갈때도 많지만 혼자 갈때가 더 많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집중해서 보려는 이유 때문이다.

영화는 세속적인 삶에서  마음의 여유를 주고 각박한 일상에서 벗어난 판타지를 꿈꾸게 해준다.  

정신적으로 인간의 노화를 방지해주는 비타민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

 

<태양은 가득히> <대부> <디어헌터> <러브스토리> <스카페이스><칼리토> <사관과 신사> <사랑과영혼> <더티 댄싱> <생활의발견><인셉션>등등...  이런 불후의 명작들은 어떤 클래식 작품보다도 대중들의 정서와 문화에 시나브로 긍정의 영향을 주거나 찌들려고 하는 영혼에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수필집은 사람의 오염된 영혼을 정화 해주는 수초같은 존재다.  

사는게 너무 버겁고 사랑때문에 고통스러워도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주는 좋은 책을 만나면 그런 것들이 나만의 슬픔이 아니라고 인생선배들이 글로써 말을 해준다.

일찍이 프란츠 카프카는 이런 말을 했다.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한 자루의 도끼와 같다.  라고...

 

정신과 의사 출신의 '김혜남','김정일'과  교수 출신의 '장영희','김정운'작가들의 작품은 무겁지 않으면서 재미도 있고 삶의 행복을 위한 지침들을 잔잔하고 편하게 제시해 주는 것 같아서 요즘 사는게 먹먹한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작가들이다.

 

아마도 진정한 행복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로 채워지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면 행복은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신기루에 불과 할 뿐이다.      

생물학적인 나이만 줄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영혼의 나이도 젊어질수 있도록 여가를 보내면 또 다른 삶의 엔돌핀이 생긴다.

 

내 벗들도 너무 빨리 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만나면 서로에게 진실된 위로가 되고 삶의 여정에 징검다리가 되줄수 있지 않을까.

      

예전엔 연중행사로 명산(名山)의 정상을 밝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면 요즘엔 동네 근교산을 수시로 올라가는 것이 즐거움중에 하나가 되었는데 세월의 흐름이 어쩌다 오는 거창한행복 보다 빈번한 소소한행복의 가치를 알게 해준다.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야 타인에게도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타인의 행복을 나의 행복으로 살아가는 훈훈한 세상을 꿈꿔본다. 

 

앞으로 내 삶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고 큰 욕심은 없지만 내수첩에 메모한 죽기전에 하고싶은 일들을 이루며 행복바이러스의 전파자가 되고 싶다.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  

 

                                - 돈키호테 中

 

 

 

                 ' 철들면  죽는다.`     

                  - 돈키호테

 

 

 

 

      '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린시절의 모습대로 충실하게 남고 싶은 것 '

 

 

                                   - 베르나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