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영혼의 노숙자'

놀이수호천사 2009. 7. 10. 23:54

최근에 세계적 경제난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도 많이 어렵다 보니 기업들 마다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상위 1%정도를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삶이 오히려 예전보다 척박해 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들을 한다.

작금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별의별 신조어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얼마전 내 시선을 사로잡으며 오늘의 테마가 된 신조어가 40대 한국남성을 빗대어 누군가 만든 '영혼의 노숙자'란 표현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기둥이자 대들보인 40대의 많은 남성들이 영혼의 노숙자로 자신의 인생에 정신적으로 편안히 정착하지 못하고 노숙자처럼 방황하며 떠돌고 있다는 현실이 가슴 아파도 때가 늦었나 보다 이런 신조어가 생겼으니 말이다.

 

얼마전 동창들을 만나서 회포를 푸는 술자리에서도 화제가 예전같이 밝고 재미있는 내용보다는 인생 이모작에 대한 고민이 난무한다.

 

그래도 거나하게 취기가 오르면 옛날 학창시절의 추억과 20대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희망을 노래하고 아직 난 죽지 않았서를 외쳐본다.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그냥 지는거다.

어느 작가는 이런 표현을 했다.   '남자는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로 우는 거야'  공감되는 표현이다.

 

가만히 보면 일본과 한국의 남성들의 인생길이 비슷한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항상 일본이 원조격이 되니 일본사회 중.노년 남성들의 여생을 벤치마킹하면 그래도 대한민국의 중.노년의 남성들은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으니 불행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년 전 부터 일본에선 직장생활을 은퇴한 노년 남성들의 상징어는 '젖은 낙엽'이란다.  일본사람들도 우리만큼 신조어를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그 말의 뜻은 아무 쓸데도 없으면서도 찰싹 달라 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는 것이 아주 귀찮은 존재를 의미 한단다.

이건 뭐, 옛날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많았던 것이 이젠 부메랑이 되어 그 아들들 세대에 와서 억눌렸던 여성들의 반란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이자 가정의 문화로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 

남자들의 자업자득면도 없진 않지만 남자들은 대체로 어디다 하소연 할 때도 별로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가 굳어지면 '황혼이혼'이라고 일본사회에서 몇년 전 부터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자식들의 마음은 어떨까, 잘못하면 학습될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을 조금 살아보니깐 세상의 어떤일도 내 일이 될수도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 남의 가슴을 멍들게 하지만 않으면 어떤 상황에 놓여도 당당하고 무서워 할 것이 없는 것이 인간사 속세의 삶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가슴이 차가운 사람은 이 세상을 반밖에 살지 못하고 가는 것이다.  

조금은 미련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사는 것이 사실은  내가 갖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것이고 세상도 그런 사람들을 배려한다. 

 

이시대의 중년남성들이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네 안방마님들이 조금 알아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보는 밤이다.

 

중년의 남성들도 '영혼의 노숙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변신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가정을 위해 직장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만 왔다고 여생에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질적으로 아내와 자식들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정신적인 수양을 위해 나만의 비법을 한.두가지는 갖고 있어야 한다.

 

세상은, 가정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젊었을 때는 별탈이 안 생길지 모르지만 말년에 사회생활을 은퇴하고 아내와 많은 시간 여생을 보내고 싶어도  이런 말을 들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