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졸업후 입사시험을 볼때만 해도 대부분의 기업이나 기관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때 영어와 더불어 대부분 상식을 테스트하여 선발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려면 상식이 있어야 전문직이던 기술직이던 고문관이나 사오정같이 굴지않고 잘 할수 있을거란 믿음을 갖을수 있기 때문에 그당시 높으신 분들이 노파심이 있어서 아무리 똑똑하고 학과성적이 우수해도 상식이란 시험을 거쳐서 인재를 뽑으려고 했던 것 같다.
상식이라는 것이 한마디로 표현하면 보통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있는 지식이나 인간이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보편 타당적인 도덕적 의식수준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하다가 어처구니 없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놓이면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니? 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가눌길 없어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사회에서 살다보면 상식적인 것 보다는 비상식적인 것, 몰상식적인 것이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며 마음을 찹찹하게 만들때가 자주있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참으로 변화무쌍하고 극과극이 공존하며 올바른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은 그런 사회라는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다.
많은 외국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어얼리 어답터(early adapter)로 인정하며 신제품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하면서도 한편으론 한국에서의 교통문화와 냄비근성을 비아냥되고 무대뽀정신이 통하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있는 덜 성숙된 사회로 종종 비평하곤 한다.
한국사람들의 허영심을 자극하여 명품이네 하는 물건들은 거의 전부다 그들의 캐쉬카우(cash cow. 물주) 노릇을 하고 헐리웃 영화계에 있는 사람들에겐 세계적으로 한국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지만 정작 배우들은 팬서비스도 거의 없는 그런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도 상식적으론 납득이 안되지만 똘똘한 헐리웃 사람들 눈에는 자신들의 이익에는 아무 상관없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런 푸대접을 하는것 같다.
엄연한 세계시장에서의 냉혹한 현실인데도 우린 대외적인것에는 무척 관대하다.
좀더 부연하자면 얼마전 개봉한 트랜스포머2가 감독,배우들의 무성의로 한국무시하는 거냐며 많은 사람들이 난리부르스를 쳤지만 현재 흥행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우리나라 스크린수 전체의 약70%정도를 점유하며 개봉할수 있는 여건을 우리가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보통 미국이나 일본은 아무리 대작이라도 스크린수 전체의 10-15%선의 개봉이 일반화 인거라는 영화계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식적으로 좋게 말하면 우리사회가 특이한 거고 걱정스럽게 말하면 모든지 다양성은 존중되지 않고 어느 분야든 이익집단의 비도덕적,비문화적인 작태에 우리들은 그냥 따라가거나 싫으면 동참하지 않거나 이지 별반 스스로 옳은 선택은 거의 할 수 없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런 사람들이 많이 살고있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 진데 우리 현실이 그렇지 못한것은 아이로니이자 미스테리지만 누구나 짐작은 할 수 있다.
아마도 상대방의 배려나 이해보다는 이기적인 마음들이 팽배하다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서로를 힘들게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제께 다음 아고라 코너에 나의 관심을 갖게하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인즉 강남지역 아파트내 유아교육시설인 어린이집이 주민들의 집단반발로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안타까운 내용이었다.
세계적으로 님비(Not In My Back Yard)가 없는 나라가 없고 영어인걸 보면 서양사람들이 사는 세상에도 그런 인간들이 있으니 이런 합성어가 만들어 졌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난히 상식을 벗어나는 무대뽀 수준이다.
강남사람들 특히 아줌마들이 아이들이 함께 놀면서 많을걸 학습하고 또래끼리 사회성을 키우며 엄마들이 직장생활도 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길수 있는 공인된 시설인 어린이집이 주거환경을 해쳐서 집값을 떨어 뜨릴것 같으니 우리 아파트에서는 떠나라며 집단으로 실력행사로 압력을 가하는 님비현상이 버젖이 일어나도 국가나 사회로 부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일반 국민들도,정부도 여성의 사회진출이 어떻고 저출산이 어떻고 요즘 아이들의 버릇이 어떻고 하면서도 그런 모든걸 아우르기 위한 근간이 되는 유아교육시설의 운영과 대책은 개인들의 의지와 형편에 따라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선 장애인시설,노인복지시설도 모자라 어린이집시설도 혐오시설이란 말인가? 우리집 근처에 생기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반대들을 하니 물론 아직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일 거라고 믿고 싶지만 정말 걱정이고 한심스럽다.
오히려 그런 시설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배려 해주고 경제적으로 여건이 좋은 사람들이 솔선수범하여 그런 시설에 가서 자원봉사라도 하지는 못할 지언정 더 물질적인 것만을 추종하니 황폐해 가는 자신들의 정신은 안중에도 없는 듯 속물들이 따로 없는 모습이다.
이런 내용에 조금 화가 나는 것은 내 아내도 유아교육을 15년이상 하고있는 어린이집 원장이고 우리가 오래전 이런 상황을 몸소 겪어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서당개 3년이면 시조를 읊고 식당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 명언이 있는데 어린이집의 현실을 그 아내의 남편인 필자 역시 15년이상 곁에서 지켜보며 아내의 매니저 역할을 하다보니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고야 만다.
우리도 약 7년전 용인 신도시 아파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내 아내는 남편이 가구점 업종상 쉬는날도 없이 일하고 어쩌다 휴무를 갖어도 평일밖에 쉴수 없는 나를 위해서 20-30평대 아파트에서 어린이집을 하다가 큰맘 먹고 60평정도 되는 곳으로 이사하여 어린이집 아이들도 넓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뛰어놀고 남편도 몇달에 한번을 쉬어도 프라이버시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대형 평형대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거기 사는 사람들은 많이 다른 인생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시간이 조금 지나니 알게 되었다.
언제 부턴가 우리 아파트단지에 어린이집이 있으니 중산층이나 서민아파트 같다며 하지 말라는 변죽을 울린다.
초반에는 고양이목에 방울 달듯이 서로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더니 시간이 지나니 대놓고 어린이집을 이런데서 하면 안된단다.
이유는 우아하게 살려고 이 아파트로 왔는데 당신들 때문에 그런 생활에 애로사항이 있고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 하락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안되서 2년 가까이 그네들(부녀회와 아줌마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 경찰과 인가 해준 유아교육담당 공무원들에게도 S.O.S를 보내봤고 방송국기자인 대학동창한테까지 고발프로에 이런 내용을 취재할 수 없냐고 물어도 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무대뽀의 아줌마집단은 공권력이 미칠수 없는 치외법권이란 뉘앙스의 태도만 보이다 모두 꼬리를 내린다.
아줌마들이 시도때도 없이 어린이집에 와서 행패를 부리며 아내에게 언성을 높이다 보니 아이들의 교육환경도 나빠지고 맞벌이 업마들에게도 걱정을 주는 것 같아서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지만 한동안 고뇌 끝에 인근에 전원환경의 조그만 땅을 사서 어린이집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험란한 긴 여정을 우여곡절을 겪으며 완성하게 되어 마치 영화 `쉰들러리스트`처럼 어린이집 아이들을 안전하고 더욱 쾌적한 곳으로 옮겼던 눈물없인 들을 수 없는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내겐 있다.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고 많은 것을 잃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린이집만큼은 현재 우리 지역에서는 명물이 되어서 오고싶은 아이들을 다 받을 수 없을 만큼 학부모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전화위복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만해도 사회적으로 많이 표면화 되지 않았던 시절에 이웃을 잘못만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나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포탈에서 이런 것이 사회이슈화 되는 것을 보니 예전에 이런 상황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이런 문제로도 점점 심각해 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 진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인데도 어른들이 별로 해 주는 것이 없다.
그냥 내자식,내손주만 끔찍하게 위한다.
작은 악행도 부메랑이 되어서 결국엔 자신에게도 어떤 피해를 줄수도 있는데 많은 인간들이 눈앞에 이익에만 어두워 소탐대실하는 것 같다.
몰상식에 상식이 함몰되는 사회에선 희망을 잉태할 수 없다.
끝으로 공자시대 <소학>에 나와 있는 글을 소개해 본다.
"선행이 작다고 그것을 아니 행하지 말고 악이 작다고 그것을 행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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