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목도하며...

놀이수호천사 2009. 5. 24. 22:51

내 아버지 어머니의 나라가 `대한민국` 이다보니 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하지만 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산다는 윤회설이 진짜로 맞다면 다음생에선 부모님과 함께 뉴질랜드나 핀란드, 파푸아뉴기니아 같은데서 태어나 살고싶다.

 

왜들 대한민국사람들은 인간관계들이 야박하고 이기적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운전하다 보면 담배피우던 꽁초들은 다들 창밖으로 집어 던지고 분명히 자기차 안에 재털이가 다들 있을텐데도..  안타깝다.

운전하다 상대방에 대한 양보나 배려는 가문의 수치라고들 생각하나 보다 그렇치 않고서야 목숨걸고 차를 위험천만하게 들이대지는 않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사고로는 이해할수 없는 경험을 하루에도 셀수 없이 겪을수 있는 인간의 집단들이 모여있는 곳이 정녕 내나라란 말인가  가끔 찹찹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떨땐 내가 비정상인가 헷갈리기도 한다.  

아내도 어떨땐 이런 내가 안쓰러운가 보다 너무 세상의 부조리에 마음을 쓴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가정경제에만 신경을 쓰지 오지랖 넓게 너무 쓸데없이 많은 것에 신경쓰고 관여한다고 아쉬워 하는 기색을 가끔 보인다.

 

정치적 이념이나 실리를 떠나 노무현이란 사람의 죽음은 대한민국사회의 모순된 축소판이자 슬픔과 아픔이다.

이 사회에서 솔직하고 순박하게 산다는 것은 보통사람들의 카테고리 안에서도 많은 고통과 손해를 볼때가 많은데 하물며 정치권에서는 오죽했을까 헤아려진다.

 

최소한 정치인들 중에서 노무현이란 사람에게 돌을 던질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노무현같은 캐릭터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에 발을 들여놓치 말았어야 하는건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생전 어느 인터뷰기사에 자신도 내인생 최악의 선택은 정치를 하게 된거라는 말이 있던데 그런게 운명인가?

인권변호사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시지 대의(大意)를 생각하다가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난듯한 형국이다. 

 

3%의 소금 때문에 바다가 썩지않는것 처럼 3%의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한 사회가 썩지 않는다고 하는데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2% 부족한 우리사회를 위해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조금씩만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노사모도 아니고 노무현이 대통령되는데 기여하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한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꽤 많은 눈물을 흘렸다.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하는 이사회의 황량함에도 가슴이 아펐지만

아마도 자신의 영달보다는  나라를 위해 정정당당하고 치열하게 살다간 한 남자가, 한 가정의 소박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그의 죽음이 요즘같이 영악하고 비겁하게 잘먹고 잘사는 사람도 많은 세상에서 더욱 안타깝고 측은지심이 생겨서 그랬던것 같다.

 

대통령후보 시절에 그의 자택에는 이런 글귀가 벽에 걸려 있었다는데 작금의 이런상황에 놓이니 울림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때 적막하다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달관한 사람은 물욕 밖의 진리를 보고

  죽은 후의 명예를 생각하니, 차라리

  한때 적막할지언정 만고에 처량하게

  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