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동상이몽은 인간의 숙명인가...

놀이수호천사 2024. 11. 9. 14:38

같은공간에 친밀하거나 정서적교류가 가능한 특별한관계의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도 각자 생각이나 지향점은 차이가 있을수 있다는 의미의 동상이몽.

아마도 비슷한 맥락에서 대척점에 있는 표현은 매사에 모든 것에 찰떡같이 함께 반응한다는 일심동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 때는 부부관계의 상징적의미로 또는 천생연분의 척도로 일심동체라는 표현이 난무한 적도 있었는데 이젠 거의 고사어가 되어가는 느낌이고 TV예능 부부관찰프로그램에서도 동상이몽은 있어도 일심동체가 없는 것을 보면 시대적, 사회적변화의 흐름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어찌생각하면 동상이몽의 기저에는 개별적,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지향하려는 의지가 숨어있고, 일심동체는 진정 천생연분인 사람간의 자연스런 일체화도 있겠지만 사회적압력이나 안정적이고 순응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의 선택적 태세전환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부의 세계에서의 동상이몽은 스펙트럼이 워낙 광대하여 심리학의 거장 `칼 융'이 주창한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존을 위한 남녀의 축적된 집단적무의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을거라는 추정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면에서 나는 결혼에 대한 무수히 많은 표현중에서 달린 샤흐트라는 사람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성공적 결혼은 완벽한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다.    불완전한 두 사람이 서로 용서와 포용을 배우는 것이다.' 

 

내가 인간의 보편적심리요소중에 하나인 동상이몽에 대해 생각하게되며 실감하는 경우는 특히 지인과의 교류나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과업을 수행할 때이다.

 

아주 오래전의 에피소드들이지만 가끔 동상이몽의 결과로 지인들과 손절하게된 상황들이 생각날 때가 있기는 하다.

원래 동상이몽이 사람마다의 정서적인 개별성차이나 상대방에 대한 존중감등과 연계되어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견해차이기에 당연히 어느정도의 범주에서는 생길수 밖에 없는 현상이지만 역지사지의 감정이입을 통해 조율할 줄 아는 성숙한 자세가  그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순진하지도 대범하지도 않으며 자기중심적사고를 기반으로 소탐대실, 대탐대실하는 경우가 많아서   누구랄 것도 없이 자신을 성찰해봐도 그렇고 타인의 생각과 그에따른 행동을 보아도 동상이몽으로 인한 실망과 공허함은 삶을 영위하는 동안 마주할 인간의 한계이자 속성인 것 같기도 하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불행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실패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타인의 성공이다.`

 

언젠가 이 글을 보고서 한참 젊은시기에 내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개업식에 예상외로 정기적인 교류가 있던 샐러리맨 친구들이 불참하는 상황과  생각나면 간헐적인 교류를 이어가던 지인들의 참석을 회상하며 내 자신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인간의 동상이몽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진정 타인의 슬픔을 위로하기는 쉬워도 타인의 성공을 축하해주며 박수쳐주는 것은 가슴이 따뜻하고 자존감이 높거나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은 아는만큼 보이고, 자신이 경험한 만큼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는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한지 몇년지나서 자기사업을 꿈꾸는 주변지인들이 찿아와 사전답사 하듯이 사업을 해보니 어떠냐는 식으로 내게 물어왔을 때 `샐러리맨이 싸이클선수이면 사업가는 행글라이딩선수다.` 라는 말을 해준적이 있다.

 

그만큼 싸이클선수도 힘들고 고된일이지만 사업가는 바람을 잘타며 비상하면 행글라이딩선수처럼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지만 목숨을 담보할 만큼의 리스크를 감당할 용기와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 경험들이 옷깃만 스쳐도 주변지인이 사업을 시작하면 어떤식이든 도움을 주고 격려를 위해 스스로 찾아가는 편인데 좋은 의미의 동상이몽이라 예상치못한 상황에 지인의 감사함과 훈훈한 분위기는 배가 되는 것을 느낀다.

 

세상살이가 오래되면서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건 자신의 성취나 동기부여를 위해서도 타인의 성공이나 도전엔 긍정적인 시각과 응원의 자세가 자신에게도 부메랑의 효과가 생겨 기회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동상이몽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이기적인 동상이몽과 이타적인 동상이몽.

 

결국엔 가슴이 따뜻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행복감을 더 많이 느끼며 세상에 대한 이미지도 아름다워서 삶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질수 밖에 없고 이런 평온한 정서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평생의 유용한 자원이 되줄것이다.

 

이타적인 동상이몽은 아마도 상대방에겐 서프라이즈같은 선물일 것이고 그걸 바라보며 자신도 즐겁다면 당신은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이자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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